창작문답
원래는 그림용으로 되어 있지만, 그림을 그리지 않기 때문에 글쓰기로 바꾸었습니다. 이탤릭 체로 되어 있는 것은 원래 '그린'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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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력을 알려주세요.
: 기억하는 한 뭔가 쓰고 있었다,고 해요. 초등학교 3학년때 처음 문예부에 들어가면서 동화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제일 처음에
쓴 작품은 어떤 이야기였습니까?(미발표인 것도)
: 초등학교때의 첫 동화는 화분이 주인공인 1인칭 이야기. 당시 3-3반이었는데, 교실 옆에 있는 작은 화분을 주인공으로 해서 학급의 일을 썼답니다. 담임 선생님이 보시고 문예부에 추천해 주셨어요.
: 초등학교 5학년 때 우주를 배경으로 한 동화를 썼었는데.. 동화 외에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쓰기 시작한 건 초등학교 졸업할 무렵. 당시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소방차 팬픽' 이었던 게 분명해요...
: 환타지를 쓴 건 대학교 1학년 때. '물과 불' 이라는 이름의 이야기였는데, 물의 신 하백이 인간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지수' 라는 아이가 주인공이었죠. (하하하하하하하) 하이텔에 잠시 공개하기도 했었지만. 저기 등장하는 지수의 배다른 언니 캐릭터와 불의 신의 아들 3형제를 꽤 좋아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캐릭터들의 원형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까지
쓴 작품 속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어떤 건가요?
: 단편 중에는 '용굿' 을 가장 좋아합니다. 장편은 아직도 쓰고 있는 '아홉개의 붓 이야기'가 애정이 가장 갈지도....
▼창작하면서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어떤겁니까?
: 세계와 인간의 관계. 인과없이 무적인 사람은 질색이어서.
▼어떨 때 네타(이야기)를 생각해 냅니까?
: 음악을 듣고 있을 때, 길을 걸을 때 문득, 영화를 보고 난 직후, 연극 보고 난 직후... 등등 시도 때도 없이.. 라고 하면 네타가 많이 떠오르는 것 같겠지만, 대중 없는 듯 합니다. 뭔가 써야겠다 끙끙거려서 나올 때도 있고요.
▼네타(이야기)가 떠올랐을 때, 그걸 어떻게 형태를 잡아가는지
: 장면이 떠오를 때가 많으니까.. 그 장면이 나온 시발점을 잡게 되는군요. 아니면 이러저러한 세계, 라고 떠오를 때는 조용히 설정을 정리합니다. 그 세계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까- 하고요. 머리속에서 궁리하는 다음에는 반드시 손으로 쓰거나 타이핑하면서 삭제 첨가 합니다.
▼플롯은 세웁니까?어떤 식으로 기록합니까?
: 간단한 경우에는 기승전결 정도만 기록하고 맞추는 경우도 있고, 복잡한 장편의 경우에는 본인이 설정을 잊어버리거나 할 때가 많아서... 연대표까지 가는 이야기는 별로 없지만 시간이 왔다 갔다 할 때는 시간 순서를 기록해 둡니다.
▼위에서 플롯을 세우거나 기록하는 분에게. 플롯->본편으로 만들 때 플롯 그대로 캐릭터가 움직여 주나요?
: 대개는 그대로 움직여 주는 것 같지만, 가끔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툭툭 튀어나오기도 해요. '아홉 개의 붓 이야기' 에서 제일 골치아픈 녀석은 주인공인 '갈'. 지금 쓰고 있는 검은 노을에선 '문일' 이 가장 방방 뛰는 듯... (본인만의 생각인지도) 대개는 플롯대로 가기 때문인지 '세계가 인물을 휘두르고 있다' 라는 평가도 받은 적이 있군요.
▼제일 좋아하는 작업은 무엇입니까?
: 펜이든 타이핑이든 세계관이나 스토리를 간략하게 정리할 때. 대사를 입으로 웅얼거리거나 길을 걸어갈 때 목소리를 바꿔가면서 어떤 상황을 직접 (대사로만) 진행해가기도 하는데. 그 때가 좋아요. 물론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 합니다. 사람이 있을 때 울먹이는 목소리 같은 거 내면 오해받아요... (아 요즘엔 핸드폰 쓰면서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가끔 그렇게 생각하고 넘기는 사람들도 있어서 다행. ^^)
▼당신의 창작도구 7개를 알려주세요.
: 수첩, 펜, 조나다, 노트북, 컴퓨터 (흑) 근데 요즘은 메인 컴퓨터로 작업하는 건 줄어들어 버린 듯. 타이핑하는 감도가 노트북 키보드 쪽이 좋아요. 지금 메인 컴퓨터에 있는 내추럴 키보드도 좋아하지만, 손목은 편한데 키감은 그렇게 맘에 들지 않네요. 개인적으로는 IBM 키보드의 키감을 정말 좋아해서. (서브 노트북은 7년 된 IBM x30 입니다.)
▼창작하면서 [이게 없으면 안돼]하는 아이템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 음악이 있는 쪽이 좋구요. 커피가 있으면 더 좋고...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는 카페, 같은 경우보다 이어폰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쪽이 좋아요. 이 경우 음악은 보통 목소리가 들어가 있지 않은 것. 전에는 뉴에이지도 종종 들었는데 최근은 클래식을 선호합니다.
▼당신이[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고인, 프로, 아마, 장르 불문)한 사람만 알려주세요.
: 신경숙 선생님.
▼슬럼프에 빠졌을 때 증상을 알려주세요. 또 벗어나는 방법은 어떤가요?
: 엄청나게 자기 혐오에 빠집니다. 이 나이 먹도록- 이라든가, 글을 쓴지가 몇년인데- 라든가. 친구들이랑 글 관련 이야기를 할 때도 심각하게 비관적인 이야기로 빠지는 경우가 많고... 히키코모리 증상을 일으킬 때도 간혹 있네요. 출근을 해야 하니까 방학때나 휴일 외엔 힘들지만. 벗어나는 방법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 외부 자극으로 벗어나지는 경우가 많군요. 기도 응답을 받는 것처럼 나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될 때. 그와 마찬가지로 내 글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느끼게 될때. 간단한 댓글이나 팬레터가 있으면 100% 회복하는군요.
▼자신의 작품세계 속에서 일련의 흐름 속에서 공통되는 테마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 인간이 인간을 만나 어떻게 변화하는가... 를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작품에 대해 객관적으로 감상을.
: 세계에 휘둘리는 느낌이 강한 것 같아요. 세계에 지지 않고 버티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다르게 말하면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과는 다르니까. 그리고 감정적으로 예민한 경우가 많고... 캐릭터들이 민감하다고 할까. 사람들을 흥분시킨다거나 몰입시킬 수 있도록 빨아들이는 흥미, 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작품을 사랑합니까?
: 사랑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께 한마디.
: 부족한 것을 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계속 쓸 수 있습니다.
▼이후에 어떤 작품을
쓰고 싶은가요?
: 경계문학을 쓰고 싶습니다. 순문학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장르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그리고 가능하다면 영문이나 일문으로 소설을 쓰고 싶다, 고 생각하고 있어요.
▼2차에 한해 [이걸 만나고 난 망가졌다]라는 작품 하나.
: 음... 있나? 비생산적인 자괴감에 빠졌다는 걸로만 본다면 '드래곤 라자'. 작품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 회복 불능인가 싶을 정도로 침몰해버려서..
▼지금, 당신이 읽고 싶은(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여러개 가능)
: Criminal Mind 3기? 농담이구... 충사 작가의 다른 작품을 보고 싶어요. cafe alpha 다음 편이랑. 그리고 팬인 온라인 작가들의 신작.
▼원고 제작할때 준비~완성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립니까?이상과 현실을 알려주세요.
: 초고를 잡고 단편 하나를 완성할 때까지 짧으면 하루, 길면 보름 정도가 걸립니다. 장편 연재물도 비슷한 정도구요. 중편 하나를 쓰는데는 한달에서 석 달 정도까지 걸리는 것 같네요. 좀 더 빨리 쓰고 싶다는 마음이 없는 건 아닌데, 아예 빨리 쓸 수 없는 게 아니라 그렇게 발동이 안 걸릴 데가 많은 거라... 제발 발동 걸려라- 라고 비는 기분.
▼지금
쓰고 있는 혹은
쓰려고 하는 작품이 있다면 내용을 살짝 알려주세요.
: 잭 더 리퍼의 영혼을 가지고 있는 농경소년의 이야기. (웃음) 어린 시절에 뭔가의 이유로 잭 더 리퍼의 이중인격을 덧씌워지게 되어서, 평소에는 지극히 순박하고 착한 18세 소년이지만 만월의 밤마다 각성해서 잔인하게 살인하는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소년의 주변에 있는, 소년을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는 한 청년의 이야기죠.
▼하루에 창작하는 시간은 어느 정도입니까?
: 아무 것도 안 먹고, 홍차만을 계속 마시고 15시간 연속 작업한 적이 있습니다만... 젊을 때 이야기고 (웃음), 보통은 여유 있을 때마다 짬짬이, 군요. 근무처가 여유시간이 들낙거려서 얼마 전 같은 경우엔 하루에 창작 시간을 단 30분도 내기 힘들었어요.
▼창작을 위한 공부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 책을 읽습니다. 스토리를 짜 봅니다. 설정을 만들어 보고. 그리고 가능한 한 많은 이야기들을 보려고 합니다. 영화든 뮤지컬이든.
▼당신이 좋아하는 작가 분에게 돌려주세요.
: 너무 많아서 못 돌리겠구... 받아주시면 기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