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언제나 먼 곳을 떠돌고, 영혼은 늘 낯선 바다의 공기를 그리워한다.
 

글검색결과 [일본] : 6

  1. 2007/12/02 일본의 물가.
  2. 2007/06/15 2007년 5월 큐슈 여행_4일, 돌아오다. (2)
  3. 2007/06/15 2007년 5월 큐슈 여행_3일, 사세보 (1)
  4. 2007/06/13 2007년 5월 큐슈 여행_2일, 유후인 (4)
  5. 2007/06/13 2007년 5월 큐슈 여행_1일, 하카다
  6. 2007/05/20 96~07년(1/4분기) 일본 드라마 시청률 순위 / 짧은 감상평
2007/12/02 14:21 | 일본유학

12월. 일본에서 두 달을 보낸 셈이 되는군요. 그래서 겸사겸사 정리할 겸 해서 물가 이야기를 좀 해봅니다.

1. 차비
일본의 물가에 대해서 가장 많이 알려진 게 차비가 아닐까 싶은데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짚어 보지요. 보통 JR의 최소요금은 130엔 정도입니다만, 지역별로 JR이 아닌 교통 수단이 있습니다. 현재 살고 있는 요코하마의 주요 교통수단은 '시영지하철' 입니다. 역을 기준으로 3개 역까지가 200엔. 30엔씩 올라가기 때문에 학교 까지는 260엔이 됩니다. 왕복하면 520엔이 되지요. 하루에 5일 학교에 간다고 생각하면 2600엔, 한달은 4주니까 학교 가는 것만 해서 왕복 차비가 만엔 가까이 소요됩니다.

이 살인적인 차비를 조금 해소해 주는 것이 '정액권' 제도입니다. 요즘은 '스이카'가 전국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중이어서 스이카의 정액권도 가능합니다만, 제가 쓰는 건 시영지하철의 정액권입니다. 가격의 차이는 없는 것 같고요. 한달 정액권이 8000엔. 정액권을 사용할 경우에는 그 안의 구간에서는 자유로이 왕복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기숙사 사이에 '요코하마역' '칸나이' '사쿠라이쵸' 등등의 중심가가 있기 때문에 꽤 절약이 되지요. 그리고 정액권의 개월수를 늘리면 그만큼 조금씩 더 저렴해 집니다.

그 외 요코하마에서 많이 이용되는 것이 '시영버스'. 다른 시 도의 경우에 장거리를 운행하는 버스가 있고, 그 경우에 구간별로 요금이 다르게 부과됩니다만, 요코하마의 경우는 비교적 짧은 거리를 운행하고 정액 요금으로 운행됩니다. 한 번 타는 비용이 210엔. 이군요. 학교와 기숙사 사이는 긴 거리이기 때문에 직행 버스가 없습니다. 버스를 갈아타게 되면 당연히 요금을 새로 내야 합니다. 버스로 통학할 경우에는 420엔의 비용이 들게 되지요. 다만 비용은 비싸지는 대신에 학교 교문 앞에 바로 정류장이 있다는 장점이 있네요.

지하철이나 JR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역간의 거리가 길어져서 (한국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역에서 내려서 목적지까지 꽤 걸어가야 하게 되지요. 학교와 기숙사 사이의 지하철 소요 시간은 20분 가량입니다만,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학교 어학 센터까지의 도보 거리가 열심히 빠른 속도로 걸었을 때 20분. 평균 속도로 걷는다고 했을 때 기숙사를 나가서 학교 센터까지의 거리는 50-55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2. 생활용품/가전제품의 물가

일본의 생활용품에 관해서 생각해보면 일본에 오기 전에는 확실히 '100엔샵'의 이미지가 강했던 것 같습니다. 언뜻 보기에 대부분의 물건이 구비되어 있는 100엔샵이다보니 어지간하면 생활용품에 대해서는 그렇게 비싸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이미지가 있었군요.

실제로 지금 기숙사에서 사용하고 있는 물건의 상당한 부분이 100엔샵에서 구비한 물건입니다. 국자와 프라이팬 뒤집개, 계란프라이용 작은 프라이팬, 식기류, 수저, 사소한 부엌의 소품들이 모두 100엔샵 물건입니다.

하지만 예를 들어, 바닥에 깔 매트리스라든가, 서랍장, 수납장, 거울, 자명종, 그런 것들은 100엔샵에 팔지 않지요. 전기 콘센트(850엔), 다리미대 (1300엔), 접이식 밥상(1200엔~3000엔), 서랍장(1단 1000엔~, 3단 1980엔~), 매트리스(1인용 880엔~5000엔), 전기 스탠드(1200엔~), 체중계(1000엔~ 전자식 3500엔~), 헤어 드라이어(980엔~/ 일산 2000엔 이상), 헤어 고데기(1200엔~ / 일산 3000엔 이상) 등등.

현재 산 물건 중에 가장 타격이 컸던 건 이불입니다. 요라고 할까, 어쨌든 아래에 까는 이불과 덮는 이불이 함께 셋트로 7000엔에 구입했습니다만, 이불은 대개 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없습니다. 대형 마트의 특판 한정 상품으로 구입한 것이니까요. 게다가 양모 이불. 보통 이불은 양모가 아니라고 해도 만엔 이하를 찾기 힘듭니다. 거기에 시트 비용까지 더하면. 시트는 현재 기숙사의 임대 시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시트 역시 각각 몇천엔 정도는 예상해야 되겠군요. 이불은 중고로 쓰지 않겠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 시간을 들여서 구입했는데, 겨울에 잘 버텨가고 있네요.  

실제 살아가면서 필요한 물건들은 의외로 많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예상했던 것보다 돈이 많이 들어가게 됩니다. 가전제품은 말할 것도 없지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리사이클샵이 있다는 것이지만, 리사이클샵이라고 해도 그렇게 가격이 확 싸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가장 애 먹은 것이 냉장고와 TV였는데요, 냉장고는 적당한 사이즈를 찾다가 15000엔에 122L짜리를 구입할 수 있었구요. TV의 경우에는 지대지(지상파 방송이 2009년부터 전면적으로 디지털 방송으로 바뀌는 모양입니다.)의 영향으로 중고 물품의 유통이 드물어져서, 처음 마음에 먹고 왔던 최소형의 14인치 브라운관의 생산 자체가 감소했는지, 신품의 가격이 9000엔 정도인데 리사이클샵의 가격이 7000엔 정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동경 유학생 모임의 물물교환 사이트에서 92년산의 중고 TV를 1500엔에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만. 차비가 총 900엔 소요. 시간은 왕복 4시간.

나머지 또 하나의 수단은 바자회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보력도 뒷받침되어야 되겠네요. 한인 교회의 바자회에서 전기 스토브를 500엔에 구입했는데요. 새로 사게 되면 중국산 소형도 2000엔. 보통 만엔은 훌쩍 넘어가니까 무척 좋게 구입한 것이지요. 열심히 발품과 노력을 들이면 그만큼 저렴해 진다는 것이겠지요.

결국 돈이냐 시간이냐의 문제가 되는군요. 네에. 그래도 사온 TV는 잘 보고 있습니다만.

3. 식료품

흔히 예로 많이 드는 것이 생수의 가격이군요. 생수 500ml의 한 병이 120엔. (편의점 기준) 하지만 더 극단적인 예를 들어 보지요. 자판기의 컵 커피 한잔에 한국은 300원 정도지요. 일본은 대개 100엔 정도입니다. 캔의 경우 120엔~130엔. 학교는 무척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지만 그래도 60엔~150엔 정도군요. 150엔의 자판기커피는 원두를 사용하고 우유를 넣고, 기타등등.

그 다음이 밥값입니다. 시장의 밥값은 보통 500엔~100엔. 우동은 기본 우동이 400엔 선이군요. 라면의 경우는 600~900엔. 500엔의 정식은 말그대로 밥과 미소시루, 야채 반찬 정도가 따라나오는 기본 정식입니다.

대학교 정식의 경우에는 그보다는 조-금 싸집니다. 점심을 먹을 경우에 라면을 먹으면 밖에선 600엔 선인 라면이 학교에선 400엔 정도에 먹을 수 있습니다만. 최고 저렴한 메뉴가 260엔. 약간 미역과 파를 넣었을 뿐인 우동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상상하는, 조금 뭔가가 올라가 있는 우동을 먹으려면 330엔 정도까지.

학교의 도서관 1층에는 카페테리아가 있는데요, 카페테리아의 커피 역시 밖보다는 조금 쌉니다. 20-30엔 정도 싸지는 셈일까요. 가장 저렴한 홍차의 숏 사이즈는 189엔.  커피는 230엔 정도에서 시작하는군요.

원두 100그램은 대개 300엔 선부터 있습니다. 굉장히 저렴하지요? 그럼 원두 100그램에서는 꽤 많은 양의 드립 커피가 나오게 됩니다만, 그 드립커피의 가격은 한국에 비해서 1/4이 되지 않는다는 거군요. 결국 이건 일본의 비싼 인건비에 달려 있는 게 아닐까요. 1시간의 아르바이트가 대개 900엔 이상이 되니까요. 사람의 노력이 들어가는 것들은 모두 다 가격에 반영이 되는 것이니까요.

동네 반찬 가게에서 딱 한끼 식사에 곁들이는 고등어 구이 한토막을 150엔에 팝니다. 한끼 반찬으로 쓸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반찬은 100엔부터. 닭튀김은 한 토막에 190엔부터.

그럼 최대한 돈을 아끼기 위한 방법은, 한마디로 말하면 간단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노력을 들이지 않도록 할 것." 한국처럼 자판기 커피 한 번 가볍게 뽑아마시면 돈은 3배가 들어가지요. 그러니까 이런 방법이 있겠죠. '아침에 일찍 일어나 커피를 내려서 보온컵에 넣어서 가지고 간다' 밥값이 비싸니까 '도시락을 싼다' 결국 다른 사람들의 노력을 들이지 않으려는 만큼 자신의 노력이 들어가게 되지만요.

그 외 식료품은 내용에 따라서 꽤 많이 다릅니다. 생선 한마리 가격이라도 생선따라서 많이 다를 거구요. 덕용의 오뎅탕 재료가 2인분에 500엔 정도에 팔구요. 쌀은 2kg에 1200엔 정도. 김치는 1kg에 900엔 정도, (중국제라면 반값입니다)

라면은 꽤 비싼 편이군요. 덕용의 라면의 경우에 70엔 정도 하니까요. 컵라면의 경우는 대부분 120엔 이상이구요. 유명한 이야기지만 콜라는 한캔에 120엔. 500ml 패트의 경우 150엔. 슈퍼에 사면 음료수들은 가격이 꽤 많이 내려갑니다. 500ml 패트가 100엔 정도에 팔리니까요. 레토르트 식품 역시 비쌉니다. 3분카레는 한 팩에 200엔 이상. 가장 저렴한 것이 100엔샵에 팔리는 105엔. 한국에 비해서 내용물이 충실한 것 같기는 합니다. 면류. 비쌉니다. 소면의 경우 2회분량이 180엔 정도. 보통 한국에서 1000원 정도에 샀던 양이 여기서는 300엔-400엔 정도 하지요.

육류의 경우는 비싼 편이지만, 소포장이 있다는 것은 꽤 편리합니다. 100g 정도의 돼지고기를 살 수 있다는 거. 닭고기도 100g 안팎의 양을 200엔 정도에, (안심)을 살 수 있네요. 물론 한국이야 마트나 시장에서 한마리에 3000원 주고 사오고 그랬습니다만... 여기선 불가능한 일이니 접어 둡니다.

쥬스. 비슷합니다. 페트병보다 종이팩에 들어 있는 경우가 더 많구요. 1L 들어있는 보통의 팩이 150엔~200엔 정도니까요.

간식류는 편의점과 슈퍼의 가격이 꽤 많이 다릅니다. 푸딩은 1개당 보통 110엔 정도부터 있습니다만, 슈퍼의 경우에는 가정용 3개 포장이 200엔 정도 (세일의 경우 150엔 정도에도!). 요구르트는 한국과 비슷하지만 역시 3개 묶음이 되는 슈퍼 물건은 저렴하게 된다는 것도 한국과 비슷한 점일까요.

한국 식재가 비싼 건 뭐 어쩔 수 없지요. 고추가루도 무지 비싸고, 김도 비쌉니다. 참기름/식초/간장 등등은 한국과 별로 차이를 못 느끼고 있습니다만.

두 달 가계부를 정리하고 나서 식비가 생각보다 무지 많이 들어간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저런 이유가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네요. 아침도 꼬박꼬박 챙겨먹고 있구요. 점심은 학교 식당에서 먹고 저녁은 제미가 있는 날을 제외하면 주로 집에서 해먹고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전반적인 물가의 차이가 있는 거지요.

그러한 이유로, 조금씩 조금씩 일본의 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나날이었습니다.

2007/12/02 14:21 2007/12/02 14:21

5월 27일.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아침 배로 나오는 경우에 그 날은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서, 가능하면 오후의 배를 선호한다. 오후 3시 경의 배를 타면 집에 도착하는 것은 저녁 무렵이어서, 함께 식구들과 저녁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4일간의 황금 연휴에 사람들의 생각이 대부분 마찬가지였던지, 27일의 배는 두 달 전부터 오후 일정이 전부 만석이었다. 자유여행 일정으로 27일 돌아오는 일정도 예약 취소자가 있었기 때문에 겨우 나갈 수 있었던 것이지만... 그래도 월요일부터 다시 출근을 해야 하니 이 일정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요즘 중화요리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면류 중의 하나가 '탄탄면'. 원래 중국의 탄탄면은 면 위에 라유 베이스의 소스를 얹어서 비벼 먹는 듯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국물을 좋아하는 일본인 정서에 맞춰 한 중국인 요리사가 국물이 있는 면으로 새로 만든 것이 널리 퍼졌다고 한다. 고추기름이 주가 되다 보니 기본적으로 맵다. 첫맛이 매운 것이 우리 요리지만, 탄탄면 같은 경우는 고추가루가 들어가는 게 기본이어서 뒷맛이 맵다. 본토에 가까운 맛을 자랑하는 전통 가게들일수록 매운 맛이 강하다. 요코하마에서 먹었던 탄탄면은 정말 맛이 있었는데, 제품 이름이 무려 '격신 탄탄면'. 엄청 맵다는 이름을 달고 있는 음식 답게 맛있었다. 하지만 일정에는 탄탄면을 하는 가게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는데.

텐진에 있는 백화점 꼭대기 층 식당가에서 우연히 정통 중화요리집을 발견했다. 탄탄면과 안닌도후의 셋트 상품이 1050엔이었던가. 탄탄면 단품이 800엔 정도여서 시켜 보았는데, 맛은 있었지만 매운 맛이 조금 덜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다. 아니면 아카마루라는 환상의 라멘을 먹어본 뒤라 입의 기준이 높아진 것인지도 모르지만.

호텔의 아침식사 부페를 먹으면서 나는 엉뚱하게도 저 탄탄면을 떠올렸다. 그렇구나. 일본의 아침 요리에는 좀처럼 면류가 없다. 우리 나라도 비슷한지 모르겠다. 그래도 아침에 밥을 씹기 싫을 정도로 나른할 때, 얼큰한 국물에 만 면 요리는 꽤 잘 어울리는 게 아닌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아침에 탄탄면이나 소바로 아침을 하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른 일정을 할 수가 없으니 그대로 호텔을 나왔다. 수트 케이스 안에는 3일동안 산 책이나 푸딩가루 같은 것들이 들어 있었지만 여름이다보니 원래 짐이 가벼워서 별로 무거워지지 않았다. 버스를 타고 앞쪽의 요금표를 멍하니 보면서, 천천히 달리는 이 일본의 버스가 또 금새 그리워 지겠구나 하는 생각에 잠겼다.

국제터미널에서 기다리고 앉아 있으니 우리 보다 먼저 나가는 단체 골프 관광객이 수속중이었다. 나와 같은 배를 타고 갈 사람들은 의자에 앉아서 짐을 정리하기도 하고, 커피를 마시기도 한다. 1층에 있는 은행은 우리 나라 돈을 엔화로 환전해 주기도 한다. 환율은 은행이다보니 좋지 않지만, 급하게 엔화로 환전을 못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다.

수속을 마치고 안쪽의 면세점에 들어갔다. 국제여객터미널의 면세점은 조그맣기 때문에 처음 온 사람들은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부산의 면세점도 큰 편은 아니지만 일본 쪽이 1/2 내지는 2/3 정도 규모밖에 안 되는 듯. 부모님 선물로 일본주를 구입했다. 검은 도자기 병이 검도복을 입은 모양이었는데, 손을 위로 올리고 죽도를 들고 있는 포즈였다. 죽도는 도자기가 아니라 정말 대나무로 미니어처로 만들어서 따로 끼우게 되어 있었다. 예쁜 병이나 인형을 좋아하시는 어머니도 만족하실 선물 같아서 냉큼 구입.

배는 이번에도 2층 좌석이었다. 배 안에서 밖을 내다보니 뭔가 한참 실강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일행이 티켓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 같기도 하고- 이 배를 타야 하는데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았다. 결국 저 아가씨는 뒤를 돌아 대합실로 향했다. 일본어를 전혀 못하는 아가씨인지 계속 영어로 이야기하는데 직원들이 영어가 그렇게 잘 통하지는 않는지 의사소통이 문제가 있어 보였다.

배 안은 쾌적하다. 새 배인데 특이한 건 매점이 없다는 것. 특정 시간에 문을 여는 매점 대신에 마치 비행기처럼 직원이 카트를 밀면서 물건을 판매하고 있었다. 비행기에는 음식이 공짜지만 여기서는 돈을 지불한다는 게 다르다. 이 안에서는 한화와 엔화 모두 사용이 가능하지만.

터미널 매점에서 구입한 곡물차를 탁자에 올려 놓았다. 3시간 정도 되는 항해시간이다 보니 음료수는 필수다. 도착 시간이 점심 시간이 좀 넘기 때문에 지난 번에는 도시락도 챙겨 왔었지만 배멀미를 고생한 덕분에 대신 멀미약을 챙겨 먹고 음료수만 구입했다. 가운데 있는 책은 북오프에서 105엔에 구입한 '학원 키노'. 좋아하는 '키노의 여행' 의 패러렐 월드로, 우주의 악당을 소탕한 키노와 왕자님(^^)이 우주의 여왕님의 힘으로 기억을 잃고 고등학교에 떨어져서 생활하는 이야기이다. 키노의 여행의 캐릭터를 기본으로 하지만 그걸 스스로 패러디했다는 게 독특하다. 꽤 쉬운 문장에다 내용도 가벼워서 즐거웠다.

날이 흐렸다. 일본의 섬들이 어렴풋이 멀찌감치 보였다. 아스라이 보이는 먼 섬에게 잘 있어, 인사를 보냈다.

시간이 지나 이제는 부산의 풍경이 멀리 보인다. 세시간이 안되는 뱃길. 서울에서 부산간 KTX로 세시간이 걸리는 걸 생각하면, 정말 가까운 거리다.

짧은 일상 중의 여행은 단비처럼 반갑다.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다음의 여행까지.
2007/06/15 12:05 2007/06/1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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