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언제나 먼 곳을 떠돌고, 영혼은 늘 낯선 바다의 공기를 그리워한다.
 

글검색결과 [악몽] : 1

  1. 2006/11/08 몸살중 (4)
2006/11/08 08:48 | 신변잡기

1.
몸이 좀 많이 아픕니다.
가벼운 몸살기운이 있는 걸 무시하고 계속 움직였더니
날씨의 급변에 무너지는군요.
어제 일찍 퇴근해서 세탁물을 돌리고, 첫번째는 널고 두번째 돌리고는 그대로 추락.
부모님들은 외출하셨었는데
돌아오셨을 때에는 거의 침몰상태.
몸 아플 때는 제발 좀 건드리지 말아 주면 좋겠는데.
부모님이고 친구들이고 이럴 때일수록 더 건드려대는 건 법칙.


2.
부산도 꽤 쌀쌀해졌습니다.
모의테스트 결과는 암담.
조바심 내어 보아도 답답한 건 나 뿐이고.
시험 누가 치라고 그랬냐고 왜 하라는 건 안하고 엉뚱한 데 목매냐는 소리만.


3.
조금 잠시 엇나간 것 뿐이라고 잘 챙기면 괜찮아 질거라고 믿고 있었던 학생들이
중학교 시절 학교를 주름잡던 공주님이었다는 이야기를 11월에 듣다.
3월부터 줄곧 학부모는 나와의 통화에서 울먹이면서
중학교때는 나무랄 데가 없던 애가 잠시 사춘기가 온 것 같다고
이럴 줄 알았으면 남녀공학을 보내는 게 아니었다고 하소연을 했었다.
죄책감까지 느끼면서 그 녀석들을 어떻게든 달래 보려고 했던 나 자신이
3월부터 지금까지 해 온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엇나갔던 게 아니었다고, 지금은 예전에 비하면 양반이라고 말하는 걸 듣고서야
그 녀석들이 그렇게 흰눈으로 나를 보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학교라는 것은 언제나 악역이다.
부모에게도 학생 자신에게도 벗어나고 싶은 굴레이고
그 굴레에 자유로운 학생들은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
그럼 나는 왜 여기에 있을까.
저들에게 내가 단지 벗어나야 할 구습이고 자유의 억압일 뿐이라면.


4.
꿈에서 나는 학생이었다.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그 시절의 교실에서
나는 조금도 변하지 않은 그 대로였다.
아이들은 계획적으로 나를 함정에 몰았다.
교사도, 같은 학급의 아이들도, 내 누명을 벗겨줄 생각은 하지 않았다.
입술을 꾹 악물고 울음을 참고 버티는 나를 두고 담임은 교실을 나가고
아이들은 내 등 뒤로 비웃었다. 조롱했다.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내가 교실 안에 있는 학생이거나, 교실에서 학생들과 같이 있는 선생이거나.
나를 조롱하고 비웃고 괴롭혀야 즐거워하는 이들이 있고
그들이 강자고 승자다.

몸살이었을 것이다.
그런 꿈을 꾼 것은.
몸이 나으면 난 다시 잊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2006/11/08 08:48 2006/11/0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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