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4월 안에 사면 생일선물 쿠폰을 쓸 수 있다는 말에 그만 화장품을 하나 질러 버렸다. 양 많고 싼 에센스. 최근 다음 포탈에서 슬쩍 본 말에 의하면, 화장품을 풀 라인으로 갖추어 쓰는 건 피부의 자정능력을 떨어뜨려서 오히려 나쁠 수 있다고 한다. 화장품이나 피부에 대한 이야기는 사람들마다 이런 저런 설이 너무 많아서, 뭐가 옳은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30살 넘어가면 피부가 급속도로 탄력과 수분을 잃어 가는 건 사실인 것 같다.
그러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민감성인 건 여전한데 중지성이었던 피부는 살짝 복합성으로 넘어가 있는 듯한 요즈음. 아침 출근도 바쁘고 원래 부지런한 성격도 아니어서, 고등학교 발령 나고 나선 거의 스킨+에센스+썬크림+파우더가 끝이었다. 입술에 립글로스는 바르긴 하지만, 눈썹도 안 그리고 눈화장도 안한다. 원래 눈이 너무 예민해서 눈화장 하면 눈물이 너무 많이 나길래 안한 거지만 귀찮아서라는 이유도 크다.
최근의 화장.
폼클렌징( 일본의 저가 화장품 KOSE 것. 슈퍼마켓에서 600엔 정도에 샀다 )
스킨 ( 일본의 저가 화장품 '로토'의 '하다라보' 보습 스킨. 170ml 한 병에 천엔 정도. )
에센스 ( 일본의 저가 화장품 '치후레' 의 에센스. 45ml 한 병에 팔백엔 정도. )
썬크림 ( 비오템 SPF 50. 자외선 알러지라 빼먹으면 안된다 )
파우더 파운데이션 ( 시세이도 인테그레이드 라인. 1050엔 - 리필기준 )
립글로스 ( 시세이도 화장혹성 그로즈드렛시. 500엔)
퇴근해서 오면 슈에무라 클렌징 오일 XO로 클렌징 하고 다시 저 순서. 에센스만 밤에는 비오템 수분 에센스로 바꾼다.
일년 반의 유학생 생활 끝에 화장대 위가 온통 일본 저가 화장품으로... 생활비 줄일 방법은 식비랑 문화비라고 하는데, 화장품도 크더라. 다행히 저가이긴 해도 피부에 안 맞는 건 아니다.
순서 길게 써 놨지만 결국 기초화장이랍시고 하는 건 스킨이랑 에센스 뿐이고, 챙기는 건 썬크림이 고작... 이라는 이야기인데, 요즘 피부 나쁘다는 소리는 별로 안 듣고 산다. 옆자리 동료 쌤이 피부에 계속 스트레스 받더니 시험기간에 피부과 가서 레이저로 깎고 올 예정이란다. 깎고 나선 어떻게 되는지 모두 기대중이다. 들어보니 한 번 깎고 나면 피부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삼일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무서울 것 같은데.
이번에 큰 맘 먹고 산 건 DHC의 플래티넘 실버 나노 콜로이드 밀키 에센스. 80밀리에 2만 6천원. 지금 쓰는 에센스가 45밀리에 만 천원 정도니까 가격 차이는 그렇게 많이 안 나는 셈이다. 생일 선물 쿠폰으로 오는 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피부에 잘 맞기만 하면 바랄 게 없겠다.
2.
원두 드립 포트를 샀다. 중국제라서 조금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사고 싶다고 벼르고 있었던 건 칼리타 호소구치 청동 포트였고(인터넷 쇼핑몰 기준 22만원선), 타협안으로 생각한 게 멜리타 MJ(인터넷 쇼핑몰 기준 10만원)였지만... 역시 어느 쪽이든 가격의 압박이 너무 심했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다 보니까 학교에 포트를 두면 맛있는 커피를 내릴 수 있겠다는 생각과, 포트의 가격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결국 스테인레스로 된 호소구치 드립 포트 중국산을 2만 5천원에 주문했다. 무표백 필터도 250장 함께 주문했다.
무당이 뭐 탓 한다고, 커피 맛이 맘에 안드는 건 내가 내리는 솜씨가 나쁜 게 가장 클 거라고 인정하면서도 자꾸만 도구 욕심이 나는 거다. 맛있는 물을 바로 끓여서 제대로 된 무표백 필터에 내리고 싶다. 입맛이 싸구려인지 융 드립은 너무 기름져서 싫고, 페이퍼 드립이 난 제일 좋다. 그런데.. 도자기 드리퍼도 고민하다가 멜리타 못 사고 칼리타 샀는데, 필터 때문인지 물 때문인지 도통 커피 맛이 맘에 안 든다. 원두 탓인가 싶어서 갓 볶은 원두로 해봐도 마찬가지. 범인은 물이거나 필터거나 ... 아니면 내 솜씨가 나빠서다. 아니 , 솜씨가 나빠서가 맞겠지만. 물이 너무 뜨거운가 생각도 해보고 원두도 바꿔보고 내리는 법도 조심조심 해봐도... 그래도 드립 포트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어지는 이 나약한 초보...
1년 반 나갔다 왔더니 자주 주문하던 원두 배전 사이트는 가격이 어찌나 올랐는지. 원래 입소문은 나 있는 가게였지만 전국적으로 체인점도 생기고, 원두가격도 훌쩍 뛰었다. 달러도 엔도 모두 엄청 뛰어서 원가가 올라간 거야 알겠지만... 망 사다가 집에서 내가 배전할까 싶어질 정도.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얼마 없어서 집에서 커피 마시는 경우도 별로 없는데 언제 배전 하고 있겠냐만.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새로 여기저기 자가 배전 원두를 파는 사이트를 뒤적 뒤적. 시험삼아 여기 저기 뚫어보고, 좋은 곳을 찾아 봐야겠다. 내가 좋아하는 원두가, 200g 기준으로 크게 만원 이상 차이나는 건 어찌된 일인지... 물론 생두 차이도 있을 것이고, 배전하는 사람 솜씨라는 것도 있겠지. 그래도 커피 많이 마시는 사람 입장에서야 한 푼이라도 좀 싸고 맛난 거 마시고 싶어지는 거다.
3.
에센스 살 때만 해도 이게 올해 나에 대한 생일 선물이다! 라고 굳게 결심했는데, 두 시간만에 완전히 까먹고 또 드립 포트 주문하면서 이게 나에 대한 생일 선물이다! 라고 또 생각했다. 몇 시간 후 생일 선물을 얼마나 질러댈 샘이냐고 자책하다가 떠올랐다. ...내일 '김정원과 친구들' 공연 티켓 예약하면서도 나는 이거 내 생일 선물이다, 라고 했었지.
...이왕 사 버렸으니 마음 비우고. 5월에는 조금 자중을 하자.
공무원 임금 동결 때문에 월급이 안 올라. 훌쩍훌쩍. 작년에 1년 내내 유학이어서 올해는 성과급도 못 받는다. 보충수업비 언제 나오지... 훌쩍.
4.
도착하면 사진 찍어서 염장.... 해도 염장 질릴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하긴.
역장
2009/04/26 02:28
2009/04/26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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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잘 모르겠어. 일단 한 군데는 별로였음. 그렇구나. 아직 개봉 전인데, 괜찮다니 안심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