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언제나 먼 곳을 떠돌고, 영혼은 늘 낯선 바다의 공기를 그리워한다.
 

글검색결과 [동현] : 1

  1. 2009/05/05 5월 주의보
2009/05/05 23:53 | 신변잡기
1.
2일부터 잠시 서울에 다녀왔다. 유학 갔다 와서 새삼 더 느끼는 건데, 누군가의 방에서 함께 있는 시간이 좋다. 카페라든가 식당과는 다른 생활감이 있는 공간에서, 늘어져서 편안하게 이야기 나누는 시간. 일본에서는 기숙사 방이나 아파트 방에 종종 초대를 받거나 초대를 하는 일이 많았다. 같이 무언가를 만들어 먹고, 같이 정리를 하고.
기숙사에서 함께 했던 고기구이 파티는 아직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별로 음식을 만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장을 봐 왔는데, 5명이 먹을 건데 고기를 3kg이나 사 왔던 거다. 거기다 채소도 엄청나게 많이 사 와서. 배 터지게 먹는다는 게 그런 거였다. 침대에 냄새 밸까 봐 신문지로 온 방을 다 막고 가운데서 가스레인지 위에 고기를 구워 먹었다. 중국인이 두 명, 한국인이 세 명. 나이도 직업도 다른 여자 다섯이서 그렇게 신나게 웃고 떠들 일이란, 다시 오지 않겠지.

2.
백일이 다 되어 가는 동생네의 둘째. 조카로는 셋째 조카가 된다. 여자애라 그런지 순하고, 손가락을 손 가까이 갖다 댔더니 꼬옥 쥐는 게 귀엽다. 잘 웃고, 잘 먹고, 잘 논다. 위의 조카는 올해 여섯 살이 되었다. 큰 조카 점퍼랑 꼬맹이 점퍼를 한 벌씩 사 가지고 갔는데 큰조카 점퍼는 꼭 맞았다. 교환되느냐고 물어봐 두길 잘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도 빨리 자란다. 1년 전에 도쿄에 놀러 왔을 때 디즈니랜드에서 만났을 때만 해도 이렇게 안 크더니. 쑥 쑥 더 자라렴. 내 얼굴 보더니 두다다다 달려와서 꼬옥 안긴다.
"하윤이 태어나서 좋아?"
"네, 무지 예쁘고 귀여워요. 하윤이는 내가 지켜줘야 해요."
"응?"
"하윤이 침대 열려 있으면 안 돼서 동현이가 계속 열심히 잠가요. 하윤이 떨어지면 큰일 나니까요."
터울이 많아서 그런지 매우 귀여워하는 게 보인다. 하윤이에게 가르쳐 준다고 영어를 열심히 말하기도 했다더니. 하윤이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해서는 유치원에 들고 가서 애들이고 선생님들에게 모두 자랑을 했단다.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행복하다. 돌아와서는 내가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 깨닫고 아파지지만.

3.
별것도 아닌 드라마를 보다가 펑펑 울다.
오늘은 집 밖에 한 걸음도 나가지 않았다. 내일부터는 다시 출근이다.



2009/05/05 23:53 2009/05/05 23:5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