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언제나 먼 곳을 떠돌고, 영혼은 늘 낯선 바다의 공기를 그리워한다.
 

글검색결과 [2009/06/10] : 1

  1. 2009/06/10 2009년 6월 상순.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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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0 23:26 | 신변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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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운대 센텀시티역에는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이 나란히 붙어 있다. 롯데백화점의 옆문 근처에는 조그마한 꽃밭을 꾸며 놓았는데, 얼마 전에 꽃을 모두 나리꽃으로 바꾸었다. 선홍의 나리꽃과 노란 나리꽃이 무리지어 피었다. 백합이 '나리과' 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다. 철 들고 나서 처음으로 나리꽃을 인식하고 본 건 경주에서였던 듯하다. 주황빛 참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풍경 앞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듯이, 박힌 듯이 서 있었다. 길가에 피어 있던 그 때의 나리꽃보다는 못하지만 인위적으로라도 나리꽃을 본 게 반가웠다. 촬영은 D7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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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체육대회를 했다. 담임이 없는 올해,  수업은 일학년 6개반 6시간, 3학년 문과반 두 반 6시간, 3학년 이과반 두 반 6시간 해서 18시간. 3학년들은 체육대회날 졸업앨범 촬영을 하러 갔다. 담임이 아니므로 체육대회에서도 엑스트라이지만, 사진기 들고 돌아다니면서 열심히 찍었다. 응원을 위해서 반티를 맞춰 입고 머리에는 고양이귀 머리띠를 하고 코와 수염을 그려넣은 1학년 2반 여학생들, 아슬아슬하게 2등한 시합이 몇 개나 있더니 마지막 릴레이 계주에서는 반바퀴 이상 압도적인 차이를 내면서 우승했다. 달려 오는 녀석의 표정도, 골인하는 앵커를 보면서 환호하는 같은 반 녀석들의 표정도, 참 좋다. 촬영 D70

3.
점점 일상에 익숙해지는 한편으로 3학년들의 수학 이탈도 심각해지고 있는 초여름이다. 문과 학생들은 수1 과외를 들으러 다니지만 수업에선 과외 숙제를 하고 있고, 이과 학생들은 수2를 쳐야 하는 수리-가 대신 수리-나(기존의 문과 수학)를 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입시에 지친 스트레스를 무서운 교사에겐 풀지 못하고 몇명 타겟을 정해서 들입다 풀어댄다. 억지로 끌고 가는 것도 싫어하는 데다가 실제로 당장 입시에서 이걸 필요로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강요한다고 될 일인가 싶어서 고민하는 사이에 수업은 점점 더 힘들어진다.
잠시라도 놀고 싶어서 농담을 걸어오는 걸 몇 번 받아주었더니 농담의 수준이 점점 심각해져서, 오늘은 바야흐로 인신모욕의 수준이 되었다. 정색하고 말을 멈추었더니 그 모습에 아이들은 오히려 짜증을 낸다. 눈은 남들보다 약한 주제에 귀만 밝아서, 듣고 싶지 않은 말들까지 선명하게 다 귀에 박힌다.
그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긴 싫어서 수업을 마치고 나와 화장실에 틀어박혀서, 종이타올로 입을 틀어막고 한참 펑펑 울었다. 들어야 하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할수록 숨이 턱턱 막힌다. 지나고 나면, 더 자라고 나면 언젠가는 알아 주리라고 생각한 건 나만의 착각이다. 그냥 한 시간 간단하게 웃고 떠들고 놀고 싶고, 그 장단에 맞춰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다. 모욕적인 발언을 하면서도 그게 모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밖으로 나가면 세상 기준은 날더러 기준 미달이라고 말하는데 이 곳이라고 다를 리 있나.
입시 때문에 다른 것이 가볍게 취급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좀 더 가깝고 편한 곳에 있으려고 하니, 그건 어떤 취급을 하든 좋다는 뜻으로 비춰지나보다. 세상도, 학교도, 아이들도, 참 비슷하게 닮았다.
2009/06/10 23:26 2009/06/10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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