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각하지도 못한 방향에서 하고 싶었던 일이 이루어지는 기회가 생겼다. 일단은 열심히 해 보려고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어 왔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따로 있지만 그건 아직은 힘든 일이다. 나는 할 수 있다고 믿지만 그걸 증명할 수 있는 '간판'은 내게 없다. 실적을 쌓을 때까지는 조금씩 열심히, 노력할 수밖에 없다.
2.
부모님이 여행을 가셨다. 일단은 안양의 동생 집에 들러서 치과 치료를 받으시고 출국은 내일. 첫 유럽 여행이신 어머니와 첫 북유럽 여행이신 아버지 두 분의 여행 준비로 주말이 복작거렸다. 수트케이스 하나, 이민 가방이 하나, 보스턴 백과 배낭이 하나. 짐이 많으니 편하게 택시 타고 KTX 타고 올라가셨으면 좋겠는데 굳이 느린 기차를 타고 가신다. 오랜 시간 기차 타고 가시려면 시끄럽기도 하고 허리도 불편하실 텐데... 평일 날 출발이 아니었으면 배웅이라도 했을 것을. 운전면허도 차도 없으니 차로 모시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지만.
3.
번역이라는 건 다른 나라의 글을 우리나라의 글로 옮겨 내는 작업이다. 외국어뿐 아니라 자국어에 대한 지식과 기능이 있어야만 매끄러운 번역이 될 수 있다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번역서를 읽지 않은지 꽤 되었다. 일본어는 한국인이 번역하기 쉬운 언어라는 평인 것 같지만, 실제로 일본 번역물을 보고 원문을 보면 좀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부분이 너무 많다. 원문을 보기 전에는 뭐 이런 번역이 있나 싶었다가도 원문을 보고 이해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번역서를 자주 보는 친구는, '번역체' 혹은 '역어체'라는 문장들을 잘 잡아내지 못한다. 익숙해진 것이리라. 그렇게 생각해 보면 번역을 오래 해 온 사람들일수록 번역체의 함정에 빠지기 쉬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오래 하고 익숙한 일이라고 해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타성에 젖지 않도록, 계속 자기 자신을 닦아야 할 것이다.
4.
오랜만에 '연작'으로 쓰고 있던 글을 잡고 써 보았더니, 자꾸만 일본어 단어가 떠올라서 괴로웠다. 낑낑대면서 쓰는 동안에 간만에 이상한 사건과 공명해 버리는 일도 생겼다. 도저히 그대로 결말을 낼 수가 없어서 한참을 고민해서 결말을 바꾸었다. 단지 부모가, 사회가 아이를 잘못 키울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쓴 글이라서, 사회적인 사건과 겹쳐지는 건 싫어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내 글은 허공으로 흩어져 아무런 목소리도 잡아내지 못한다.
역장
2009/06/01 10:19
2009/06/0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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