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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13일 부산->서울->성도
인천공항 출발 1시 40분 비행기였다. 기차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세시간 가량 한자리에서 앉아 있는 것이 그 뒤에 이어질 세 시간 가량의 항공 여행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았다. 그래서 비행기로 올라가기로 했는데, 김해공항에서 인천 공항으로 들어가는 국내선은 하루에 두 번, 일곱시 비행기와 오후 여섯시 비행기 뿐이다. 오후 1시 4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일곱시 비행기를 타는 건 아무래도 무리한 스케쥴이고, 비행기로 올라가려는 목적과도 그다지 맞지 않았다. 그래서 타협안으로 택한 것이 새로 생긴 공항 철도를 이용하는 것. 부산에서 김포공항으로 국내선으로 올라가, 30분 가량 소요되는 공항철도로 인천 공항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래서 입국 수속에 시간이 걸릴 지도 모르니까, 하고 여덟시 40분 비행기로 예약을 했다.
문제는 상황이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침에 여섯시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마지막으로 짐을 한 번 더 확인하고 여유있게 집을 나설 때까지는 좋았는데, 서면에 도착해 공항으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려니 버스가 좀처럼 오지 않는 것이다. 평일의 배차 간격이 15분인 버스인데, 결국 15분을 꼬박 기다렸다. 아마도 내가 도착하기 직전에 앞차가 출발한 모양이다. 서면에서 공항까지는 30분 정도가 걸리는데, 버스를 탄 시간이 일곱시 10분. 평소라면 충분히 8시 정도에 도착할 수 있으니, 하고 안심했다.
하지만 문제는 또 하나 있었다. 오늘이 월요일이라는 것이다. 월요일의 양산 출근자와 맞물려 김해로 가는 길은 심한 정체를 보이기 시작했다. 월요일이라는 생각이 뒤늦게 들어 아찔해지는데, 강을 건너기도 전에 J에게 전화가 왔다. 길이 막힌다는 것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쪽은 또 창원의 출근길과 맞물렸다나. 다음 비행기를 타야 하는가, 예약을 넣는게 나을까 고민하는데 8시 정각, 드디어 강을 건너는 다리에 올랐다. 조금 모험을 해 보자. 그리고 도착한 것이 8시 17분. 20분 전까지 도착하라고 되어 있어서 곧바로 대한항공 창구에 도착해서, J의 상황을 물었다. 그러자 자기도 바로 도착한 참이라고.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김해 공항에서의 첫 스타트를 끊었다. 김포공항에 도착한 것은 9시 40분. 일반적인 진행이었다. 여유있게 공항을 나와서 공항 철도로 걸음을 옮겼다.
공항 철도는 새로 생긴지 얼마 안되어서인지 현재 3100원으로 할인 중이었다. 표를 끊고 내려가보니 신칸센을 연상시키는 깨끗한 차내가 인상적이었다. 수트케이스를 넣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지만 그냥 여유있게 선반 위에 올리고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J가 로밍을 하고, 마침 옆인 창구가 우리가 탈 에어 차이나의 창구였다. 엑체 젤류 반입 금지로 보조가방 외에는 전부 부치고 나니 아직 시간은 여유가 있었다. 밖에서 딱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일찍 출국심사를 마치고 들어갔다. 그런데, 두번째 난관. 금요일날 큰 맘 먹고 벼르고 별렀던 헌팅월드의 작은 지갑을 샀는데, 그 물품을 받는 '면세품인도장'의 안내표대로 가 보니, 공사중 나무판이 가로막고 있었다. 내가 잘못 봤나 하고 조금 더 헤매다가 다시 돌아와서, 공사중인 창구를 가보니 변경된 장소의 공지가 되어 있었다. 이런 것인 좀 더 크게 공지를 해 놓는게 좋지 않을까.
물품 인도를 받으니 썬크림이 엑체류에 해당해서 곧장 별도 포장으로 봉한다. 성도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개봉할 수 없단다. 화장품 류는 대개 공기주머니를 넣어서 포장해서 부피가 커지는데, 줄일 수 없는 것이 불편하다. 그래도 하는 수 없으니 한가롭게 앉았다.

에어차이나는 처음 타 봤는데, 전에 중국의 민항을 탔을 때도 느꼈지만 중국의 CA들은 참 표정이 굳어 있는 것 같다. 한국인이 많이 타고 있었는데 한국인의 영어는 거의 통하지 않고, 구별이 잘 안되는지 중국어로 종종 말을 걸거나, 말을 못알아들었을 때 중국어로 되묻거나 한다. 어째선지 비행기는 이륙도 하지 않았는데 입국 신고서를 주면서 기록하라고 하더니, 30분이 지나도 40분이 지나도 비행기는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안내 방송도 없다. 결국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한 비행기는 거의 1시간을 활주로에 있다가 이륙했다.


어느사이 약간 저문 태양. 아직 석양은 아니지만 1시간 늦은 시간이라고 해도 어느새 저녁 나절이 다 된 모양이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택시비 40위안(5천원 가량). 숙소는 생각보다 깨끗했다. 바로 옆에 무후사와 금리 거리라는 곳이 있었다. 성도에서 가고 싶던 곳이 이 금리 거리여서, 짐을 풀고는 곧장 금리 거리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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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설탕 공예의 가게. 설탕을 녹인 걸 빨대 같은 가는 관 끝에 붙여 불어서 부피를 만들고, 조절한다. 유리공예와 비슷한 느낌이다. 먹을 수는 있다고 하지만 색소까지 들어가기도 하고- 그냥 보는 게 훨씬 나을 것 같다. 주로 동물 모양을 많이 만들어 놓았다. 꼬리나 얼굴 모양이 꽤 정교하다. 오른쪽은 지금도 아마 오래된 시장에서는 눈에 띌 것 같은 뽑기. 설탕을 녹여서 판 위에 흘려 모양을 만들어 놓는 것. 동물 모양이나 새 모양 등, 우리 나라와 거의 다르지 않다. 뽑기 방식은 바늘을 돌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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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탄탄면이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일본인이 좋아하는 중국요리중의 하나인 '탄탄멘'이 되었는데, 국물 요리를 좋아하던 일본인의 입맛에 맞춰 국물이 있는 면요리로 바뀌었다. 나는 탄탄멘을 무지 좋아하기 때문에, 사천 요리로 유명한 성도로 올 때 한번은 탄탄멘을 먹어 보리라 마음 먹었던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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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엔 스타벅스가 들어와 있긴 해도, 여기는 꽤 전통의 느낌이 난다. 그것도 뭐라고 할까, 관광객이 흥미를 가질 정도의 예쁘게 꾸며진 '만들어진 전통'. 그래도 그 나름으로 즐겁고 아늑하다.
저녁을 먹으러 금리 거리를 나와 조금 걸었더니, 꽤 손님이 많은 큰 식당이 있어 아무 생각이 없이 들어갔다. 알고 보니 여기는 그 유명한 사천의 매운 샤브샤브요리점이었다.


국물이 졸아들어서 점점 검은 색이 되고, 그만큼 점점 더 매워진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매운 걸 잘 먹긴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 잘 쓰지 않는 신 맛의 후추를 사용하기 때문에 익숙한 맛은 아닐 것 같다. 그래도 며칠 지나고 나니 은근히 이 맛이 다시 생각이 날 정도로 중독성이 있었다.
내일은 아침 일찍 라싸로 들어가는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에 일찍 자야한다. 아침을 못 먹겠지만 내일은 좀 여유있게 돌아야겠다. 고산병에 대한 겁이 다시 조금 나지만, 괜찮겠지 생각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