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언제나 먼 곳을 떠돌고, 영혼은 늘 낯선 바다의 공기를 그리워한다.
 

8월 15일 3일째, 라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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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곱시에 일어나 호텔 조식을 먹었다. 부페식이긴 하지만 중국의 아침 식단으로, 죽과 흰빵, 야채절임으로 이루어진 간단한 것이다. 아침을 든든히 먹지 않으면 어제처럼 고산 반응으로 괴로워할지도 몰라서 열심히 먹었다. 출발하려고 하니 비가 흩뿌리고 있었다. 양산이라도 아쉬운 대로 쓸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양산을 가지고 택시를 잡았다. 포틸라 궁 동문에서 도우미를 만나기로 한 시각이 8시 50분이었다. 택시를 잡고 포틸라 궁 동문으로 가 달라고 했다. 도착해보니 8시 40분. 아직 시각이 충분하긴 한데, 비가 점점 세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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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리는 포틸라 궁 앞 풍경. 차가 많다 싶었더니 나중에 들은 바로는 중국 정부에서 티베탄들에게 소수민족지원정책의 일환으로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세대당 차 1대씩을 무상으로 준다고 한다. 우산을 챙겨오지 않아서 양산을 대신 썼는데, 다행히 양산을 다 적시고 뚫고 나올 정도의 비는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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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분이 되어도 도우미 청년이 나오지 않아서 확인해보니, 동문을 가려면 왼쪽으로 가라고 한다. 택시 기사가 잘못 데려다 주었나보다. 가리킨 방향으로 가보니 도우미 청년이 급히 이리로 오고 있었다. 한참 있더니 표를 구한 직원인 듯 한 사람이 도착해서, 입구 안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입구라고는 하지만 포틸라 궁에 들어가려면 네 번의 입구를 지나야 했다. 이 곳에서 처음 입장권 예약을 확인하고(신분증 확인을 한다), 계단을 한참 걸어 올라가면 두번째 입구에서 간단한 소지품 검사를 위해서 엑스레이 통과를 하고, 다음에는 다시 재차 신분증 확인 및 예약 확인, 그리고 최종적으로 포틸라 궁의 실내 입구가 되어서야 표 구입을 하고 궁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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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입구를 지나 실내로 들어가게 되면 사진 촬영은 일체 금지된다. 그 전까지는 산 위에 지어진 포틸라 궁에서 바라보는 풍경이나 점점 가까워지는 거대한 건물의 실제를 촬영할 수 있다. 비가 와서 대부분의 주변 산이 다 구름에 덮여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산에 궁을 지은 것이 왜 불가사의로 불리는지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포틸라 궁 남쪽에는 거대한 광장이 있고 오성이 조각된 탑이 서 있는데, 도우미 청년의 말이 티벳 점령을 기념하여 세운 탑이라고 한다. 전체적인 느낌이 베이징에서 보았던 광장들이 주는 위압감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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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티벳이 얼마나 중국화 되었는지를 한눈에 보여주었다. 원래는 한족 거주지역과 장족(티벳 민족) 거주지역이 개발 정도가 달라, 중국화 된 것은 한족 거주지였던 모양이지만 지금은 장족 거주지역에도 수입 차 매장이 들어선다거나 대규모 관공서 건물이 자리한다거나 해서, 그다지 구별되는 것을 찾을 수 없다. 오른쪽 사진에 나타난 것과 같이, 지금 라사의 중심부는 모두 서구식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높이는 그다지 높지 않아서 대부분 5층 이하인데, 땅이 넓어서 그다지 고층 건물을 세울 필요가 없어서인 듯 하다. 실제 상업지구의 건물들을 보면 매장의 면적이 우리 나라의 몇 배를 가뿐히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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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틸라궁은 달라이라마의 궁전으로, 건축 불가사의로 알려져 있는 곳이지만, 특이할만한 것이 건물의 모양이다. 대부분의 유명한 역사적 건물이 좌우 대칭의 모양을 하고 있는 것과 구별되게 포틸라 궁은 한 쪽은 완만한 경사길로, 다른 쪽은 급한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도 정면에서 보았을 때 균형잡힌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이 독특하다. 실은 경사의 면과 계단의 면의 길이의 비가 황금비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왼쪽 사진에선 가파르게 보여서 잘 보이지 않지만 사람들이 올라가고 있는 면이 가파른 면. 멀리 보이는 면이 완만한 경사가 되어 있는 나오는 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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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세히 보면 눈에 보이는 것이 벽면에 있는 묘한 구조의 한 층의 벽이다. 갈대나 짚으로 보이는 건조한 대를 빼곡이 엮어서, 절단면이 밖을 향하도록 해서 돌벽 밖을 한 번 더 덮는다. 돌벽이 흰색으로 되어 있는 것에 비해서 이 벽은 적갈색이 칠해져 있다. 이것은 미적인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적이 침입해서 성벽에 화살을 쏘았을 때 화살이 이 부분에 꽂히면 그 화살촉이 부스러지거나 하지 않고 아래로 떨어지지도 않은 채 고정이 되게 되어, 성 안에서 그 화살을 수거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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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출입구, 입장권을 끊고 나서 만나는 실제 궁궐 앞에는 일본의 노렌을 연상시키는 장막이 궁궐 앞에 드리워져 있었다.(사진 아래쪽, 문 바로 위) 가운데의 8각형 비슷한 모양은 마치 시간의 수레바퀴를 의미하는 듯 하고, 그 좌우에 있는 다이아몬드 문양은 자세히 보면 시작과 끝이 보이지 않는 꺽쇄의 연쇄 모양이다. 이것이 티벳 불교의 중심 사상 중 하나인 윤회를 의미한다. 윤회는 시작도 끝도 없다,는.

높은 지대에 지어져 있는데다가 방방마다 버터를 녹인 촛불이 타고 있어서 호흡이 힘들다. 방방마다 있는 불상에선 라마 불교의 신자인 사람들이 경건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며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일본이나 우리 나라 같은 경우에는 절에서 향을 태우지만, 티벳의 소위 말하는 라마 불교에서는 향 대신 버터를 녹인 불을 피운다. 촛불처럼 심지가 나와 있는 커다란 통에 사람들이 가지고 온 버터를 계속 계속 떼어 넣는다. 향 냄새와는 다른 짙은 기름 냄새가 고산 지대의 옅은 공기에 섞여드는 것이다.

창 밖으로는 라싸 지역의 험준한 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절경이지만, 색이 바래고 어두침침한 방에 놓여있는 황금 장식들은 어쩐지 스산해 보였다. 5대 달라이 라마의 무덤이 황금 조각으로 둘러싸여 놓여 있었는데, 조장[鳥葬]을 치러 시체가 지상에 남지 않는 풍습을 가지고 있는 지금과는 다른 풍습이 당시에는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역시 무덤을 멀리 두는 우리 나라의 관념으로 보면 선대의 무덤(인 동시에 그들의 환생설에 의하자면 자신의 무덤이기도 하다)을 궁 안에 두고 살아가는 것이 어쩐지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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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따라 한 바퀴를 빙 돌아 나와, 내려올 때는 평탄한 길로 내려왔다. 티벳 전통의 휘장인 '타르쵸'가 드리워진 곳에서 사람들은 기념 촬영을 했다. 각각의 색깔이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하는데 대부분 여러 색을 모두 매달아 놓는 것 같았다. 다 좋은 뜻이려니.

실제 티벳 안에서 초르텐(흰색의 둥근 꼭대기를 가진 탑)이 있는, 불교에 관련된 곳이라면 늘 저 타르쵸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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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남쵸 호수에 가 볼 예정이어서, 기다리고 있던 도우미 청년과 함께 여행사로 향했다. 비는 그쳤지만 아직 바닥은 젖어 있는데, 포틸라 앞에는 '오체투지'를 하고 있는 티베탄의 모습이 보였다. 맑은 날이면 이 곳이 빼곡해 질 정도로 의식 중인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오체투지'란 티벳불교에서의 전통적으로 예를 표하는 방식이다. 불상이나 신전 앞에서 보이는 절 방법인데, 선 자세에서 두 손을 모은 것으로 시작해 바닥에 완전히 무릎을 꿇었다가, 저렇게 몸을 숙였다가 팔을 앞으로 완전히 펴고 머리까지 숙이는 것으로 전체가 한 동작을 이룬다.

남쵸 1일 투어의 비용은 500위안. 나중에 안 바로는 내국인(=중국인)에게는 200위안 이하의 비용인 듯 하지만, 티벳 안에서나 중국 안에서나 외국인은 항상 비용이 더 드는 게 보통이다. 이집트 같은 경우도 있으니 특별한 경우는 아니겠다. 여기는 게다가 여행만으로도 허가가 필요한 티벳 지역이니, 간단한 수속으로 처리해주는 것이라서 비싸다는 도우미 청년의 말을 믿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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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바코르 광장 근처에서 먹기로 하고 도우미 청년의 안내로 바코르 광장까지 내려왔다. 도보로 20여분 걸리는 거리였다. 비는 아직 내리고 있어서 습도는 높은 편이었지만 비가 내려서인지 기압이 낮아져서 두통이 슬슬 오기 시작했다. 도우미 청년과는 오늘 밤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져서, 여행자들에게 유명한 티벳 라싸 키친에서 점심을 먹었다. 실내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보였다. 인도 커리와 초콜렛 쉐이크를 시켰는데 고산증 탓에 입맛이 떨어져서 밥은 좀 남겼다. 초콜릿 쉐이크는 실은 약간 미지근한 핫초코 같은 것이었는데 당분이 들어가니 상태에는 도움이 되었다. 다시 두통약을 하나 먹고, 바코르 광장으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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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코르 광장은 라싸 최대의 사원인 조캉을 보고 있는 광장으로, 원래는 바코르 코라가 형성되어 있는 장족의 고유 지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풍의 광장이 닦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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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있어왔던 티벳 전통의 노점상들이 보인다. 흰색으로 늘어뜨린 천은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도우미 청년이 걸어주었던 그 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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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티베탄들은 조캉의 앞에서 몇 번이나 오체투지로 기도하고 있었다. 그들이 염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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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캉 입구. 관광객 숫자가 순례자 수보다 많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순례자들의 많은 수는 조캉 사원의 내부에 있었다.

이 곳에도 역시 포틸라 사원과 같은 휘장이 드리워져 있다. 가운데의 수레바퀴와, 양 옆의 윤회를 상징하는 마크. 티벳 불교의 전통 마크여서 저런 문양의 목걸이나 귀걸이도 팔고 있었지만, 정교함은 그렇게 높이 칠 정도가 아니어서 구입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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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캉 내부에서는 8월 15일이어서인지 아니면 매일 있는 일인지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사람들의 표정이 심각하다. 빈 틈이 없을 정도로 빼곡이 모여 광장에 앉아 오체투지를 하는 사람도 있고, 묵그저 앉아서 마니차를 돌리는 사람도 있다.

내부의 불상들 앞에서도 멈추어 서서 기도하는 신자들이 계속 보인다. 라마 불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관심을 가지고 보았겠지만, 나로서는 정교하게 다른 표정을 하고 있는 불상에 감탄하거나, 버터 촛불에 숨쉬기가 괴롭다고 느끼는 것이 고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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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캉의 명소는 골든 루프라고 불리는 지붕이다. 이 곳에 오르면 바코르 광장이나 멀리 포틸라 궁까지 보인다. 화려한 금색 지붕 아래로 내려다보면 이 사원을 향해 머리를 조아리는 티베탄들이 보인다. 나는 또 가슴이 아파진다. 이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 확실히 알 수가 없다. 나라를 잃고 타국의 지배를 받고 있으면서도 종교적인 신심만으로 버티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경외감인지, 아니면 그들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분함인지. 다만 이 상황이, 아름답게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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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들 승려들 승려들. 이들 역시 의식을 준비하고 있는 듯 하나둘씩 모여드는 중이었다. 붉은 색은 티벳 불교의 종파 중에 닝마파와 겔룩파 등이 입는데, 카규파 같은 경우에는 흰 옷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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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루프 너머로 보이는 포틸라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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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의 푸른 하늘이 지금은 구름에 덮여 있다. 맑은 날의 하늘은 정말 에머랄드 빛으로 투명하게 선명한 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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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루프에서 내려다 본 바코르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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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는 관광객을 위한 기념품 가게가 있다. 중국인들도 많고, 서양인들도 간간히 눈에 띈다. 주류를 이루는 건 악세서리 류와 마니차 같은 종교 물품이지만 이렇게 티셔츠 같은 것도 팔고 있다. 8월 하순인데도 티벳의 온도는 20도를 조금 넘길 뿐인데다가 건조해서 사람들은 대부분 우리 나라의 가을이나 초겨울 옷을 입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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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앉아서 다리를 쉬었더니 옆에서 노랫소리가 들린다. 맞은 편 지붕에서 여자들 몇명이 합창으로 노래를 부르며 바닥을 다지고 있었다. 옆에 마이크를 든 남자가 있는 걸 보면 채록중인 것 같기도 한데, 걷는 것만으로도 쉽게 지치는 저지대 사람으로서는 저렇게 움직이면서 노래를 하는 그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천뭉치를 감싼 것을 끝에 든 막대를 모두 들고 있으면서 바닥을 다지는데, 나중에 성도를 나오는 공항에서 나온 영상을 보니 저렇게 발과 막대로 다져진 바닥은 흙으로 되어 있어도 물이 스며들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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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캉을 나와 바코르 광장을 걸었다. 바코르는 티벳 전통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많이 모여 있는데, 하나같이 티벳의 느낌이긴 해도 뭔가 모자란 느낌이었다. 가격은 한국에 비하면 무척 저렴한 편이지만.

어머니(오른쪽, 사진엔 안 보임)인 듯 한 사람과 둘이서 가게를 내 놓은 소년. 엄청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티벳의 아이들은 나이보다 어른스러운 듯. 한족의 아이들이 요즘 너무 자기중심적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것에 비해서 이 곳의 아이들은 윗사람에 대해서 공손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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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치고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하늘은 점점 개기 시작했다. 햇빛이 따갑다. 더운 날씨는 아닌데도 피부가 아리는 느낌으로, 양산을 쓰고도 햇빛이 뚫고 들어오는 것 같다.

천천히 걸어서 가다 보니 두 사람 다 어제의 피로가 생각나, 애써서 걸음을 멈추고 앉아 쉬기를 반복했다.

마침 물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해, 라싸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물과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고 또 걸음을 쉬었다. 아이스크림은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살짝 초콜렛 코팅이 되어 있었는데 맛있었다. 1.6 위안이니 우리 나라 돈으로 200원이 조금 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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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 발견한 송혜교. OLAY가 국산 화장품 브랜드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진에서 보듯이 라싸백화점의 실내는 그렇게 밝지 않다. 화장실을 가고 싶은데도 이정표가 보이지 않아 직원에게 물어 물어서 갔는데, 놀랍게도 재래식. 좌변기가 아닌 양변기였다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재래식 화장실이었다.

택시를 잡아 노블링카로 이동했다. 우리가 첫째날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갔던 것을 겨우 알고, 장족 거주 구역에도 이제 서구 문명화라고 할지, 중국화라고 할지, 대기업의 쇼룸이나 넓은 건축물들이 들어서는 것을 보고 또 묘한 기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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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링카는 현대의 달라이 라마가 가장 좋아했던, 달라이 라마의 여름 궁전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에서는 내부에 동물원을 짓고, 또 달라이 라마가 좋아했던 궁전 내의 정원을 일반인에게 개방해서, 이벤트를 개최한다거나 하고 있다. 노블링카 내부에는 장족 걸인들이 너무나 많다. 아이를 업고 구걸을 하는 애엄마라든가, 노인을 눕혀놓고 신세 한탄을 하며 구걸하는 청년들. 그리고 수많은 노점상들. 라마 불교의 승려들은 표정이 밝다. 종교가 항상 엄숙해야 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불상들 앞에 꽂히는 수많은 지폐들과, 길에서 구걸을 하며 손을 벌리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또 무언가,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인데도 울컥 치밀어 오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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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밑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 형에게 혼나고 있는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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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 전통 음악(으로 추정되는) 음악을 연주하면서 신나게 춤추고 있는 아저씨들. 사진을 함께 찍을 수도 있는 것 같았는데, 돈을 요구할까봐 멀리서만 찍었다. (아아 이집트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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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벽면은 황색과 적색, 꼭대기는 흰 색을 사용했다. 나무 그늘이 아닌 곳은 저렇게 햇빛이 그대로 비춰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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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의 입구. 윤회를 상징하는 마크가 여기도 있다. 가운데에는 조캉의 지붕에서 보았던 조형물을 그려놓은 것. 역시 가운데는 수레바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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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숲이 우거져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소풍을 나온다. 가족단위의 행사도 많고, 이 날은 여러 가지 이벤트(맥주회사의 홍보 이벤트, 민속 음악 이벤트 등)가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더욱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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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쓰여졌는지 모르겠지만 뭔가를 기념하는 행사였으려니. 아 이런 행사가 있었네 하고 가봤더니 이미 파장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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빤히 쳐다보는 장족 아기. 잘 웃길래 찍으려고 했더니 표정이 심각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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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이 강해서 슬슬 다시 체력 소모가 오기 시작했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들어가서 쉬기만 하면 되니까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택시를 타고 식당으로 와보니 잘못 온 곳이었다. 건너편 차도에서 한식당 아리랑을 발견했다. 입구가 문이 아니라 비닐의 휘장으로 되어 있는 건 이 가게만의 특징이 아니다. 자주 문을 닫는 것보다 편해 보이긴 했다

숙소 근처의 식당을 찾았던 거라 다시 길을 찾고, J가 나침판과 지도를 동원해 제대로 원래 목적지였던 식당에 도착했을 땐 고산증 증상이 다시 도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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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탄탄면을 시켰지만 속에서 자꾸 거부해서, 결국은 조금 남기고 두통약을 먹었다. 진통제가 좋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너무 괴로우니 수가 없다.

근처 쇼핑몰에서 과즙10%의 포도주스와 아이스바, 물을 사고 택시를 잡았다. 아이스바는 우유맛이라고 되어 있었지만 예전에 초등학교 앞의 문방구에서 팔던 불량식품 같은, 그리운 맛이 났다. 차갑고 달콤한 맛에 기분이 조금 나아진다. 숙소로 돌아와서 잠시 한눈을 붙이고 나니 조금 또 나아져서 기운을 내고 여행기를 쓴다. 내일은 남쵸 호수로, 라싸보다 더 고도가 높은 곳이어서 걱정이 된다. 그래도 과즙이라든가 당분같은, 조금씩 나아지는 비결을 하나씩 알게 되었으니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싶어진다.

이집트도 40도를 넘는 더위로 체력 소모가 심했지만, 빠른 속도로 걸을 수도 없을 정도로 체력 소모가 심한 이 지역은 그보다 더 힘든다. 기차로 이틀에 걸쳐 라싸로 들어오는 코스를 선택했더라면 좋았겠지만 성수기라 표가 없었으니 어쩔 수가 있나.

감기에 걸리면 폐수종으로 이어질 염려가 있다고 해서 샤워도 하지 않았다. 도시는 중국화되어 완전히 대도시의 느낌인데, 고지대에 적응하지 못한 나는 여전히 대도시와 상관없이 살고 있는 것 같다. 힘내자. 내일만 지나면 라싸를 뜬다. 비록 그 다음은 47시간의 기차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2007/08/24 03:30 2007/08/24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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