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언제나 먼 곳을 떠돌고, 영혼은 늘 낯선 바다의 공기를 그리워한다.
 
가까운 곳에 발령이 났는데도 0교시와 7교시 수업이 함께 들어있는 날은 너무 피곤하다고 초췌한 얼굴의 그 사람이 말했다. 항상 융통성있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좋았던 나보다 한 살 위의 언니. 언젠가는 나도 겪을 일이라 남의 일 같지 않다.

공고의 일반교과 교사라는 것은 확실히 인문계의 교사와는 다른 면이 많다.
인문계라면 한밤중에 전화가 걸려와 응급실로 달려가서 오토바이 사고가 난 학생을 만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경찰서에서 보호감찰을 받는 학생이 학교에 잘 나오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전화를 받을 일도 드물 것이다. 아이들끼리의 싸움에 뇌진탕을 일으켜 병원 응급실로 실려가는 일도. 수업시간에 34명의 아이들 중에 3-4명만이 수업에 집중하고 있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인문계라면, 일단은 취직을 해서 진학할 돈을 번 다음에 언젠가는 유치원 선생님이 되겠다고 눈을 빛내는 어른스러운 아이를 만나는 일 역시 드물지 않을까. 매일 학교 생활지도부에 불려 다니던 아이가 공장에 취업해서 어른같은 얼굴로 찾아와 얼굴을 붉히는 것도 드물지 않을까. 대학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우리 나라에서 가장 이름난 제빵 체인점의 사장이 되겠다며 포부를 밝히는 환한 얼굴의 아이를 만나는 일도 드물지 않을까..

그래서, 지금은, 이 학교에 근무하는 것이 마냥 싫지는 않다.
2003/12/10 19:11 2003/12/10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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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먼여행 2006/03/08 19:11 댓글수정 또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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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by 골빈인형 at 2003-12-10 10:32 x
    요즘 매일 와서 보고 있어 +_+/
    Commented by 구루미 at 2003-12-10 13:57 x
    우리 집에도 좀 놀러오세욧. 나리집에만 놀러가시지 말고.+_+/
    Commented by 먼여행 at 2003-12-10 22:24 x
    자주 못들러서 죄송해요 선배, 자주 들를께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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