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언제나 먼 곳을 떠돌고, 영혼은 늘 낯선 바다의 공기를 그리워한다.
 
2006/03/22 14:13 | 교단일기

신설인 학교라 2, 3학년이 없는 현재의 학교는 전체 교직원이 30명, 실제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들은 28명이다. 학급 수 12학급. 담임 12명.

교사 배치가 신식으로 되어 세 동의 교실 건물이 있는데, 마지막 가장 뒤쪽 동이 여학생반의 건물이다. 12학급 중 여학생은 4개 반. 각 동은 사물함을 두는 통로로 연결되어 있긴 하지만 거리가 좀 있어서 서로 소리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실외를 통하지 않고 모든 건물을 통과할 수 있는 구조긴 하지만 일단은 교실동 3개, 특별실 등의 본관동, 강당과 식당 총 여섯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는 학교다.

그래서 한 동에 나란히 있는 학급들이 아니면 서로의 분위기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한줄로 쭈우욱 다 열개정도의 반이 이어져 있는 것보다는 훨씬 효율적인 배치라고 생각한다. 사물함도 교실 밖, 사물함을 두는 로비가 각 층에 있고 우산도 그 곳에 둔다. 신발장도 사물함의 가장 하단이다.

오늘도 학부모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학생 반의 자습태도가 너무나 나빠서 시끄러워서 자기 자식이 공부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학생 반의 소리는 남학생 동에는 들리지 않으니 여학생 학부모임이 분명하다. 그러면서 말이, 왜 9시 자습이 끝날 때까지 학급 담임이 교실을 지키고 있지 않느냐 라는 것이다.

3월 한달, 담임들은 모두 9시에 퇴근한다. 아이들이 야자를 마치고 나서야 종례를 하고 귀가를 시킨다. 하지만 교실을 지키고 있을 수만은 없다. 학교 일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 외의 업무가 있게 마련이다. 그 일이 4시 30분까지의 일과 안에 해결되면야 참 좋겠지만, 나만 해도 처음 애들 입학처리를 할 때에는 너무 힘들었었다. 그러다보니 담임들은 교무실(이나 각자 사무실)과 교실을 왕복하면서 학생들을 관리하게 된다. 그것이 벌써 3월 20일에 이르렀다

그 학부모가 말한다. 자습 시간에 감독하고 조금이라도 공부를 안하는 애들을 호되게 야단을 쳐야 하지 않느냐. 교감이 대답했다. 담임 선생님들이 지금 모두 야자 마칠때까지 계신다. 학부모가 또 말한다. 학교에 있기는 해도 자리를 비우는 때가 많다더라. 애들이 당연히 그 때 난장판이 되지 않느냐. 담임이 당연히 자습 시간을 지키고, 쉬는 시간에도 너무 나대지 않도록 감시해야 하는게 아니냐고.

아이들이 혼자 공부하는 습관이 들지 않은 것은 누구 때문일까? 아이들은 시험 기간 외에는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학원 숙제가 끝나면 뭘 해야 할지 모른다.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좋은 장난감이 있다. 문자를 보낼 수도 셀카를 찍을수도 있고, 어머니들이 바리 바리 싸서 보낸 간식거리들도 끊임없이 옆에 있다. 학부모가 또 말한다. 학교에 핸드폰을 들고 가지 못하게 하라, 고.

묻고 싶다. 당신들은 왜 아이들에게 핸드폰을 사 주었는가. 당신들은 왜 아이들이 혼자 공부하지 못하게 만들었는가. 마치면 학원 차를 타고 학원으로 가서 수업을 듣고 열두시에 집에 돌아가, 잠드는 아이들. 겉으로는 공부하는 양이 늘어난 것만 같은데 왜 아이들은 공부하는 방법조차 모르는가.

2006/03/22 14:13 2006/03/2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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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6/03/24 23:34 댓글수정 또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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